[한경에세이] 미국은 독수리, 그렇다면 한국은?

입력 2024-03-07 18:36   수정 2024-03-08 00:38

독수리, 판다, 캥거루. 이들 단어에서 어느 국가가 연상될까. 미국 중국 호주일 것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국가 상징물을 주제로 정부 또는 중앙은행이 금, 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발행하는 국가대표 주화를 ‘예술형 주화’라고 한다.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국가는 이를 자국의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상징하는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국가 위상을 높이고 해외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독수리) 중국(판다) 캐나다(메이플) 호주(캥거루) 오스트리아(빈필하모닉) 영국(왕실 문양)이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최근(2021년)에는 스페인이 예술형 주화 발행을 시작해 국가 홍보 수단으로 대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연평균 발행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고, 2019년 이후 150% 이상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스페인을 방문해 마리아 엘리사베트 조폐국 대표와 환담했다. 그는 “스페인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이라는 강점이 있음에도 그동안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해외 예술형 주화를 수입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 발행 결정에 한몫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상황과 너무나 똑같아 놀랐다. 오스트리아 조폐국 이사는 “대한민국은 예술형 주화 발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미 갖고 있다”며 “세계가 대한민국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수한 인쇄 기술을 갖추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수한 문화자산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K컬처가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DNA가 담긴 유·무형 문화자산을 활용해 발행한 ‘K-예술형 주화’가 우리의 상징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 문화상품으로 수출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주화 뒷면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새기고 앞면에는 대표적인 상징물을 넣어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력으로 K-예술형 주화를 발행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이미 하는 것을 우리가 못 할 이유는 없다.

K-예술형 주화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한국조폐공사는 국가이미지 제고와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문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K-예술형 주화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통되는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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